아프고 난 뒤에 20년 동안 잊었던 꿈을 다시 찾게 된 엄마 차정숙의 이야기. "닥터 차정숙" <2회> 리뷰를 시작합니다.
헛소리인 듯 아닌 듯
서인호(김병철 분)가 자신의 간을 아내 차정숙(엄정화 분)에게 공여하겠다는 서명을 하기 직전에 서인호의 모친 곽애심(박준금 분)이 등장해 사인을 막습니다. 곽애심은 "이 수술은 하면 안 돼. 간이식 해주고 후유증 없으리란 보장이 어딨 나. 애들을 위해서라도 둘 중 한 사람은 건강 챙겨야지. 차라리 날 죽이고 해. 안 돼. 하지 마" 라며 울며불며 사정했고, 때마침 자신과 불륜 관계인 옛여인이자 동료의사인 최승희(명세빈 분)로부터 '제발 수술하지 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탁할게' 라는 문자를 받았고, 차정숙이 이 모든 것을 지켜보게 됩니다.
결국 서인호는 아내 차정숙에게 간 공여를 포기했고, 이 소식을 듣게 된 차정숙의 수술 집도의 로이킴(민우혁 분)은 황당해했고, 다행히 중환자실에 간 이식 가능한 환자가 있어 차정숙은 그 환자의 간을 공여받아 이식 수술을 진행했고, 위기의 순간이 있었지만 수술은 무사히 끝납니다.
차정숙은 깨어나자마자 남편 서인호에게 "이 개XX" 라며 욕설을 퍼부었고, 최정숙의 퇴원 준비를 돕던 서인호는 "당신 말이야 수술하고 회복실에서 나한테 했던 말 기억나?" 라고 물었고, 차정숙은 "무슨 말?" 이라며 되묻습니다. 서인호는 "아니야. 수술 직후에는 헛소리하는 환자들 더러 있다" 라고 말하자, 차정숙은 "이상하네. 내가 헛소리 안 하는 성격인데" 라며 병실을 나섭니다.
외로움에 대한 각성
수술을 마친 차정숙은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가장 믿었던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으로 회한에 휩싸입니다. 아내가 수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편 서인호는 자신이 원하는 커피가 아니라는 이유로 차정숙을 "말귀를 못 알아듣는 사람" 취급을 하며 까다롭게 굴었고, 가족들은 정성스럽게 차린 아침 식탁에도 고마운 줄 몰랐습니다. 아침을 챙겨줘도 먹기 싫다며 투덜대고 엄마가 마스크까지 챙겨주는 걸 당연하게만 여기는 딸 서이랑(이서연 분)과 레지던트 1년 차로 같은 병원에 있는 아버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긴장하고 눈치 보는 아들 서정민(송지호 분)을 위해 차정숙은 아침에 가족들 챙기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뜁니다.
문득 식탁을 보게 된 차정숙은 마치 자신이 없는 존재가 되는 것처럼 생각하며 자기들끼리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고는 '외로움에 대한 각정은 불현듯이 찾아온다. 우아하고 완벽했던 나의 아름다운 가족. 그들에게 난 무엇이었을까' 라며 외롭다는 생각을 합니다. 심지어 남편은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차정숙에게 장애 등급 신청했냐고 물으며 간 이식 수술하면 나오는 장애 5급으로 장애인 구역 주차를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시어머니 곽애심은 차정숙에게 "백화점 다녀오라" 며 "웨이팅 6개월 한 가방 하나 샀는데, 미국에서 3년 만에 온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라고 말했고, 차정숙은 "받아올게요. 오랜만에 백화점 구경이나 하죠" 라고 말합니다.
20년 만에 긁는 카드
차정숙은 시어머니 곽애심의 가방을 찾으러 백화점에 갔다가 본인의 쇼핑을 즐겼고, 진료 중이던 서인호는 카드명세서를 보고는"미친 거 아니야?" 라고 소리를 지르며, 평소와 달리 과소비를 하는 차정숙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서인호가 "카드 분실했냐. 사용 내역서 날아오는데" 라고 물었고, 차정숙은 "내가 긁은 것" 이라고 말합니다.
이어 차정숙은 시어머니가 찾아오라는 가방 매장에 갔지만, 하자를 확인하지 않고 일부러 "괜찮아요. 그냥 포장해 주세요" 라고 말했고, 자신도 그 가방과 똑같은 가방을 구입합니다. 계속 차정숙이 본인의 카드를 긁자 서인호는 차정숙에게 전화를 걸어 따졌고, 차정숙은 "내가 죽을 고비를 넘겨서 그런가 안 하던 짓을 해보고 싶더라. 20년 동안 어머니가 싫증 낸 가방. 코트나 받았지. 내가 살 생각은 못 했다. 직장도 없고, 내 앞으로 재산도 없으니 내 이름으로는 카드 하나 만들 수 없더라. 돈 쓸 때마다 감시당하는 기분 들어서 미용실 가는 것도 못했는데"라고 말했고, 서인호가 "누가 그러라고 했냐"라고 묻자 차정숙은 "내 말이. 내 손으로 번 돈이 아니니 날 위해 쓰는 건 부당하다는 결벽증이 있었는데 그런 거 다 필요 없더라고. 좀 뻔뻔하게 내 맘대로 사려고. 나 꼴리는 대로 살 거야" 라면서 전화를 끊습니다.
이후 친구 백미희(백주희 분)를 만난 차정숙은 "남들은 청담동 며느리로 알고 있지만 대부분이 대출이고 돈 나올 구멍은 남편밖에 없는 주제에 (부자) 오해받는 게 싫지는 않더라고. 속물이지"라고 하면서 "그래도 내 인생 완벽한 줄 알았어. 집에서는 먹이사슬 맨 아래지만, 밖에 나가면 병원 교수 남편에 부잣집 사모님이잖아. 전업주부지만 의대 출신의 엘리트라는 우월감도 있었고, 어깨가 으쓱했지. 상류층 삶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죽다 살아나보니 그런 거 다 필요 없더라"라고 말합니다.
차정숙의 반란
차정숙의 첫 번째 반란은 곤히 잠든 남편 서인호의 뺨을 때리는 것입니다. 서인호는 깜짝 놀랐고, 차정숙은 "당신 태어나서 따귀 처음 맞아봤지?" 라고 물었고, 서인호는 "못해본 경험 해주려고 때렸냐?" 라며 볼을 감싸 쥐었습니다. 차정숙은 "나도 당신처럼 느닷없이 뺨 맞은 경험이었어. 맞고 나니 정신이 들더라" 라고 차갑게 말합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은 차정숙은 두 번째 반란을 이어갑니다. 20년 동안 살면서 본인 명의가 휴대전화 외에 없다는 것에 회의감을 느낀 차정숙은 남편 서인호의 병원을 찾아와 "우리 집 공동명의로 했으면 좋겠어" 라고 요구했고, 서인호는 "공동명의? 누구랑?" 이라며 되물었고, 차정숙은 "누구긴 누구야 나지" 라고 답했고, 그 이야기를 들은 시어머니 곽애심은 "큰 수술받더니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니니? 별 유세를 다 떨고 있네" 라며 분노합니다. (병원에서 차정숙은 선배 여의사에게 혼나는 아들을 목격하고, 그 여의사를 미워하게 됩니다.)
서인호는 차정숙에게 "공동명의 어머니께 상의드려봤는데 좀 어려울 것 같아" 라고 말헸고, 차정숙은 "못해주겠대? 당신 명의인데도?"라고 말했고, 서인호는 "이번에는 당신이 이해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거 아니더라도 재밌게 살던데" 라며 비꼬았습니다. 이후 시어머니 곽애심은 차정숙을 따로 불러 "아범은 너한테 지금 살고 있는 집 공동명의 해주고 싶어 하는데 내가 못하게 했다. 그 집은 순전히 네 시아버지가 일군 재산으로 마련한 거잖니"라고 말하면서 "재산은 아들에서 아들로 상속되는 게 맞지. 아들 재산에 미리 손댈 필요 없지 않니?" 라며 차정숙의 속을 긁곤 "내 얘기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 아범 바가지 긁을 생각도 말고"라고 경고합니다.
아침이 되어 아침식사를 묻는 딸에게 차정숙은 "차려줘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길래 그냥 안 차렸어. 먹고 싶으면 네가 알아서 차려먹어"라고 답했고, 디톡스 주스를 묻는 곽애심에게는 "재료 냉장고에 있어요"라고 답하며, 자신이 마시던 디톡스 주스컵을 건네 "이거 같이 치워주세요. 아참 오늘 차 제가 써요 어머니"라고 말하고는 집을 나섭니다. 또한 시어머니 곽애심은 자신과 똑같은 가방을 든 차정숙에게 이미테이션 가방이 진짜 같이 만들었다고 말했고, 차정숙은 "예뻐서 저도 하나 샀어요. 이제 진짜 비싸더라고요. 그런데 진짜 예쁘죠?" 라며 웃었습니다.
기막힌 과거
차정숙과 서인호, 최승희의 기막힌 과거가 드러납니다. 백미희는 와인을 마시던 중 차정숙에게 "이젠 얘기할 때 됐다" 라며 "서인호랑 정민이를 언제 만든 거냐" 라고 물었고, 이에 차정숙은 "예과 2학년 올라가던 해 동기생들 몇 명이서 설악산에 올라갔다. 그때 얼마 가지 못하고 발목을 삐어서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까 서인호가 날 데려다주게 됐다" 라며 당시를 회상합니다. 이어 "숙소에서 서인호가 발목 찜질을 해주는데 서인호 얼굴이 너무 가까이 있었다. 그 얼굴선이 얼마나 곱던지. 냄새는 또 왜 그렇게 좋던지. 그 사람도 마찬가지 아니었겠냐. 피 끓는 청춘이 더운 방 안에 가까이 있겠다. 최승희도 해외 가서 골키퍼도 비었겠다. 타이밍도 완벽했다. 그때 정민이가 생겼다" 라고 말합니다.
이를 들은 백미희는 "너 배 남산만 해서 학교 다닐 때 승희도 정말 불쌍했다. 걔 입장에서는 얼마나 기가 막혔겠니. 그때 멋모르고 지나갔지만 서인호 진짜 나쁜 새끼 아니냐" 라며 서인호를 욕했고, 이에 차정숙 역시 "정말 맞다. 나도 개 나쁜 년이고" 라며 과거 두 사람의 시절을 떠올립니다. 유명한 캠퍼스 커플이었던 서인호와 최승희를 뜻하지 않게 갈라놓은 장본인이 차정숙이었던 것이고, 이후 미국 연수에서 재회한 서인호와 최승희가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온 것입니다.
용기를 얻은 차정숙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행복이 뭔지도 까맣게 잊고 산 차정숙은 친정 엄마(김미경 분)의 "넌 공부하는 걸 제일 좋아했어" 라는 한 마디에 마음이 움직였고, 여기에 생명의 은인 로이킴의 응원으로 용기를 얻은 차정숙은 전공의 과정에 재도전하기로 결심합니다.
차정숙의 레지던트 도전은 시작부터 현실에 부딪힙니다. 차정숙이 남편 서인호에게 "여보, 나 레지던트 밟으면 어떨까. 정민이 어렸을 때 사고 당하고 전공의 포기한 거 많이 아쉬워.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해 보면 어떨까?" 라며 뜨거운 결심을 말했을 때, 서인호의 반응은 "당신 전공의 밟으면 50이야. 민폐 끼칠 생각하지 말고 포기해. 이제 와서 무슨 레지던트야. 정 일하고 싶으면 동네병원 페이닥터 들어가던가" 라며 비웃었고, 차정숙은 "페이닥터도 경험치가 있어야 하지. 20년 쉬다가 갑자기 어떻게 진료를 해" 라며 말하자 "늙고 병든 전공의 누가 반갑다고 해?" 라는 말로 상처를 줍니다. 차정숙은 "자꾸 이런 식으로 하면 당신네 병원, 당신네 과로 지원한다" 며 이를 갈았고, 서인호는"이제 와서 시험 봐봐야 성적 뻔할 거고, 한 번 떨어져 보면 현실파악 되겠지" 라고 말했고, 차정숙은 "붙으면 어떡할 건데?" 라며 눈을 흘깁니다.
남편의 무시에도 불구하고 '왕년의 엘리트' 차정숙은 보란 듯이 서점에 가서 레지던트 시험 서적을 구매하고, 49점이라는 고득점으로 합격했고, 안경을 새로 맞추고 머리도 자르고, 레지던트 지원서를 위한 증명사진도 찍습니다.
반전 엔딩
서인호는 차정숙이 시험에 합격했고, 내연관계인 최승희가 교수로 있는 가정의학과에 지원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최승희는 주변 의사들이 차정숙과 "동문 아니냐" 라고 묻자,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라며 모르쇠 했고, 차정숙의 지원서에 쓰여있는 간이식 여부에 대해 콕 집으며 차정숙의 탈락을 유도합니다. 이어 최승희는 곧바로 서인호에게 전화해 "우리 병원, 우리 과에 전공의 지원했어. 시험도 49점이나 맞았어" 라며 소식을 전했고, 서인호는 차정숙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차정숙은 받지 않습니다.
차정숙의 아들 서정민은 전공의가 되기 위해 면접장에 등장한 차정숙을 보고는 "엄마, 여기 엄마는 오면 안 돼요"라고 말렸고, 차정숙은 "괜찮아. 나도 면접 보러 온 거야. 이따가 얘기하자. 파이팅"이라고 말해 서정민을 당황스럽게 합니다. 기쁨도 잠시, 차정숙은 또 한 번 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합니다.
면접관은 차정숙의 간 이식에 대해 "면역억제제도 복용 중이실 텐데 병원에서 감염되면 어쩌려고 하나" 며 "연배가 높아 다들 싫어할 거라는 거 알죠" 라며 아픈 곳을 마구 찌릅니다.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에 부딪힌 차정숙에게 결국 불합격 통보가 날아들었고, 아들 정민은 "규모가 작은 병원에 넣어봐요. 다른 데 가면 되지, 왜 그렇게 서두르실까?" 라며 위로를 건넵니다. 서인호는 아내의 불합격 소식을 모른 척하며 "당신 여행이라도 다녀오지? 수술하면서 멘털이 많이 흔들렸잖아. 바람 좀 쐬면 도움이 되지 않겠어?"라고 말했고, 이어 혼자서는 어깨춤까지 춥니다.
그러나 불합격했다던 차정숙이 구산대학병원 가정의학과 레지던트로 등장했고, 최승희의 말에 "네 알겠습니다" 라며 미소를 짓고 있었고, 이 모습을 보고 서인호가 충격에 빠지면서 2회는 엔딩을 맞습니다.
이상으로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봉합기를 그린 드라마 "닥터 차정숙" <2회> 리뷰를 마칩니다.
* 이 리뷰는 드라마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한 글로,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사진은 방송된 화면을 캡처하여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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